| 작성자 | 김 ** | 등록일 | 2025-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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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경찰관으로서 중요한 관찰력과 공감능력
- 섬세하고 따뜻한 경찰상을 제시한 김성희 학장 -
2025년 9월 29일, 제54대 김성희 경찰대학장의 취임행사가 진행되었다. 취임식을 마친 후 각 부서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김성희 학장은 조직 운영 방향을 공유하며 경찰대학의 소통 중심 조직 문화를 강화할 것을 알렸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대학 운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학장의 취임식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학교가 어떤 기준과 원칙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응할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대학 지휘부가 어떤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후배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듣기 위해 학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 평소에 독서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경찰대학의 교육생들에게 독서에 대해 해주시고 싶은 말이나 추천해주시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오늘날 사람들은 책을 보는 것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독서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숏폼과 같은 영상물로도 충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등을 질문하곤 합니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처음에는 곧바로 흘러내려 아무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물을 주다 보면 어느새 콩나물은 몰라보게 자라났습니다. 독서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이어지면 어느 순간 내적으로 충만해지고 풍성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시기마다 읽었던 분야는 달랐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학생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국내 책은 류성룡의 『징비록(懲毖錄)』입니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동일한 문제가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임진왜란의 발발 원인과 전개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이 책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국외 책 중에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暝想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명상록은 그가 전쟁터나 집무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스스로의 성찰을 기록한 철학 일기인데, 이 책이 학생들에게 내적으로 자기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경찰대학의 졸업생들을 현장에서 만날 기회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이때 ‘우리 대학 출신답다’고 느끼셨던 모습이 있었을까요?
우리 대학의 졸업생들을 경찰대학생 출신답다고 느끼는 때는 주로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입니다. 일본에 갔을 때와 오스트리아 빈에 갔을 때 모두 우리 학교 출신 직원이 유창하게 통역을 해주었는데, 이때 그러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실력을 발휘할 때 외에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후배들이 특히 자랑스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한때 저와 같이 근무하던 후배가 휴가를 받아 고향에 가는 길에 자신이 기동대 소대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고사한 대원의 묘소에 먼저 들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 순간 놓치기 쉬운 것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후배의 모습에서 진정한 인간미를 느꼈고, 선배로서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 학장님께서 경찰대학에 다니던 당시 느끼셨던 아쉬움이나 당시 있었던 문화나 제도 중 현재 경찰대학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당시는 지금보다 조금은 경직된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경직된 분위기속에서도 존재했던 선후배, 동기간의 대화시간이 현재의 경찰대학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율성, 다양성도 지향해야 할 가치지만,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금 아날로그적인 정서나 대화가 필요합니다. 선후배, 동기간에 모여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끈끈하게 고민도 나눌 기회가 적은 게 좀 아쉽고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경찰대학에서 대면적 소통을 조금 더 늘릴 수 있는 동아리 활동 등을 늘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시 학교에 다니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교과목 선택의 폭이 좁아 안목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학교에 다니던 시기에는 과학기술과 관련해서는 자연과학개론, 감식 정도의 과목만 있었습니다. 현재는 미래치안, 융합과학과 같이 공부할 수 있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는데, 이러한 과목들이 당시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학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경찰대학생"은 어떤 사람일지 궁금합니다
‘미래치안을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 이것이 우리 학교에서 생각하는 바람직한 경찰대학생입니다. 저는 이 중에서도 특히 ‘휴머니즘에 기반한 따뜻한 스마트리더’, 다시 말해 따뜻하면서도 스마트한 학생이 경찰대학생으로서의 역량을 갖춘 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역량의 요소는 지식, 기술, 그리고 태도입니다. 이중에서도 저는 우리 학생들이 경찰대학생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부당한 일에 목소리를 내며, 무엇이 진리인지 계속 탐구하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필요하기에 경찰 입직을 ‘투신’이라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합니다.
추가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정 욕구가 강하고,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좋은 경찰대학생은 타인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누가 묻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인정하고, 한 발짝 나아가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교육생을 좋은 경찰대학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학장님의 경험을 토대로 교육생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현장감 있는 조언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경찰관으로 임용된 지 어느덧 30년이 넘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학생들에게 섬세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말하는 섬세함이란 관찰력과 공감력입니다. 학생들이 일선에 나가 현장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생기는 ‘진짜’ 어려움은 예외적인 것에서 주로 발생하며 그러기에 대처도 어렵습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 ‘격물치지(格物致知)’라는 말처럼, 관찰할 때 정서적인 것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되, 현상을 들여다보며 깨달음을 얻어야 합니다. 최근 AI와 알고리즘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확증편향(確證偏向)’에 빠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이 일선에 나가기 전 관찰력을 키우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훈련을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첨언하자면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더라도 ‘스몰토크’를 통해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갈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합니다. 최근 사회가 비대면으로 많이 변화되며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부분에 점차 둔감해지고 있지만 졸업해서 일선에 나가기 전, 그리고 나간 후 이러한 능력을 길러낸다면 장차 우리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김성희 학장이 강조한 것처럼, 변화의 시기일수록 경찰대학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하기 위한 내적 토대를 다지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서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성찰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현장에서 필요한 섬세한 관찰력과 공감력을 기르는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경찰대학은 더욱 깊이 있는 미래치안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외형적인 경쟁력만 좇는다면, 방향을 잃고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김성희 학장이 누차 강조해온 따뜻한 스마트리더의 자세, 선후배·동기간의 대면 소통, 책임을 전제로 한 학생자치와 공동체 문화 같은 경찰대학생 고유의 가치는 어떠한 격랑 속에서도 지켜야 할 근간이다. 이를 학생들이 마음에 새겨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전문성과 태도를 갖추어 나간다면, 경찰대학의 학생들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더욱 단단하고 신뢰받는 경찰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경찰대학 학보편집국 2학년(제44기) 정지우 교육생 -